배우고 있다는 감각은 때로는 너무 익숙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을 알아채기 어렵게 만들어요. ‘나는 지금 제대로 배우고 있는 걸까?’라는 물음은 단순한 의문이 아니라, 진짜 배움을 위한 출발점일지도 모릅니다. 정보의 바다 속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어려운 이 시대에, 우리는 단순한 습득이 아닌 스스로 점검하고 의심하는 힘이 필요해졌습니다. 오늘은 배우는 과정에서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지점들, 그리고 그 의심이 어떻게 더 깊은 배움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의심하기
우리는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때, 이미 알고 있는 것 위에 차곡차곡 쌓아가려는 경향이 있어요. 그게 익숙하고 안전하게 느껴지니까요. 하지만 진짜 배움은 기존 지식에 의문을 품는 데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그때 배운 게 지금도 맞을까?’, ‘내가 그걸 왜 그렇게 알고 있었지?’라는 질문은 단지 호기심이 아니라, 더 깊은 성장을 위한 핵심 열쇠가 될 수 있죠.
가령, ‘열심히 외우면 시험을 잘 본다’는 믿음. 과거에는 맞았을 수 있지만, 지금은 학습법이 다양해졌고, 단순 암기가 전부가 아니라는 연구 결과도 많아요.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오래된 방식을 고수한다면, 더 나은 방법을 접할 기회를 스스로 막고 있는 셈이죠. 지식은 의심될 때마다 다시 살아나고, 그때마다 조금씩 갱신되어야 해요.
당연하다고 여긴 전제들을 의심하기
"이건 원래 그런 거야", "다들 이렇게 해"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그런데 그 '당연한 것'이 정말로 타당한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모든 ‘상식’과 ‘전제’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어요. 특히 배움의 장에서는 그 전제가 학습 방식을 고정시켜버리는 족쇄가 되기도 해요.
‘의심은 무례하다’는 인식은 이제 바뀌어야 해요. 질문은 의심에서 출발하고, 의심은 생각을 넓혀줍니다. 우리가 따르고 있는 규칙들, 그게 정말 맞는지 목록처럼 써놓고 하나씩 점검해보는 연습만으로도 사고의 폭이 넓어질 수 있어요.
이해했다고 믿는 순간을 의심하기
공부하다 보면 “아, 이제 알겠다!”는 순간이 있어요. 근데 바로 그때가 위험 신호일 수도 있어요. 착각된 이해는 학습의 가장 큰 함정 중 하나거든요. 정말 이해했다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 개념을 간단한 말로 설명해본다
- 글로 정리하거나 친구에게 말로 풀어본다
- 비슷한 문제에 적용해본다
- 관련 개념과 비교해본다
이런 연습 없이 느끼는 ‘이해감’은 오히려 지식의 얕음을 감추는 가면일 수 있어요. 기억은 되는데 활용이 안 된다면, 진짜 아는 게 아니잖아요. 결국 ‘암기’와 ‘이해’는 다른 거고, 진짜 이해는 반복해서 다듬고 설명하면서 다져지는 거예요.
정보의 출처를 의심하기
“출처를 명확히 밝힌 정보는 학습의 신뢰도를 두 배 이상 높인다.”
—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 2020
요즘은 유튜브 영상 하나로도 꽤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 정보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고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우리는 '누가 말했느냐'보다 '왜 말했느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정보는 출처에 따라 방향이 달라지거든요.
예를 들어, 같은 공부법이라도 교재 광고에서 추천하는 방식과 교육 심리학 논문에서 제안하는 방식은 결이 달라요. 하나는 마케팅 목적이고, 다른 하나는 실증 연구 기반일 가능성이 높죠. 배움의 질은 정보의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출발해요.
배우는 목적을 자주 의심하기
"이걸 왜 배우고 있는 거지?" 이 질문, 언제 마지막으로 해보셨나요? 우리는 목적 없이 공부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유행하거나 주변에서 많이 한다는 이유로 말이에요. 그런데 그럴수록 쉽게 지치고, 실용성도 느끼지 못하죠.
배움의 방향은 목적에서 나와요. 배움의 지속력은 이유의 명확성에 달려 있고, 그 이유가 내 삶과 맞닿아 있을수록 오래 가요. 동기 부여가 약해졌다면, 배우는 이유부터 다시 써보는 걸 추천해요.
내가 피하고 있는 것을 의심하기
"이건 나랑 안 맞아."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되는 분야가 있나요? 그렇다면 오히려 그 지점이 지금 가장 의심해봐야 할 곳일지도 몰라요. 회피 뒤에는 대개 감정이나 과거의 기억이 숨어 있어요.
- 예전에 수학 시험 망친 기억 때문에 숫자 자체를 싫어하게 된 경우
- 사람들 앞에서 발표한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남은 경우
- 처음 배웠을 때 너무 어려워서 포기한 기억이 남은 경우
이런 기억들은 우리가 특정 분야를 회피하게 만드는 감정의 근원이 되곤 해요. 배움의 장애물은 지식이 아니라 감정일 때가 많아요. 감정을 이해하고 마주보는 것도 학습의 일부예요. 회피의 원인을 직시하면, 그동안 묶여 있던 배움의 문이 열릴 수 있어요.
Q&A
마치며
우리는 배우면서도 자주 잊어요. ‘지금 내가 정말 배우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을요. 하지만 그 질문이야말로 가장 정직한 학습의 출발점이 될 수 있어요. 익숙한 것을 의심하고, 당연하다고 믿는 걸 다시 생각해보고, 피하고 있는 것을 들여다보는 용기. 그것이 곧 배움을 나만의 방식으로 소화해내는 힘으로 바뀝니다.
배움은 언제나 의심과 함께 있어야 해요. 그 의심은 내가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나침반이 되어줘요. 지금 배우고 있는 것들 중에서, 다시 한번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당신은 이미 새로운 배움의 문 앞에 서 있는 거예요.
오늘, 당신은 무엇을 의심해보고 싶나요? 그 질문에서 배움은 다시 시작됩니다.
'자기 성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가는 일을 놀이로 만드는 법 (1) | 2025.06.26 |
---|---|
깨달음이 늘 한발 뒤에 오는 것이라면, 지금을 산다는 것은 (2) | 2025.06.25 |
돈이 없는데도 저축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4) | 2025.06.21 |
멀티태스킹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법 (5) | 2025.06.12 |
장기 기억을 강화하는 일상 습관 (0) | 2025.06.10 |